술 한 잔 마시고 쓴다.




늘 안타까웠고, 돌아가셨을 땐 대성통곡까지 했던 노무현.


정계 데뷔부터 퇴임까지 10년 넘게 모든 걸 바쳐 열렬히 지지했던 문재인.


하지만 그 누구도 김대중의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했다고 생각해왔다.




이해찬이 김대중을 두고


“그분은 인간의 경지를 초월했다”고 했던 게, 난 너무나도 이해됐다.




뜨거웠던 시절, DJ에게 비판을 넘어 거의 비난에 가까웠던 말들을 쏟아내며 수많은 흑역사를 남겼던 유시민조차, 결국엔 인정했다.




“한국 현대사에 자신의 발자국과 지문을 확실히 남긴 사람은 박정희와 김대중, 단 두 사람뿐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수년간 이재명이 겪은 고난과 시련을 바라보면서도


"그래도 DJ는 넘사벽이지"라며 선을 그어왔다.




그건 아마도 내가 투표권도 없던 시절부터 민주당을 지지하게 만든, DJ에 대한 깊은 진심 때문이었을 거다.




그런데, 10인의 법조 역적들이 펼친 저 쓰레기 같은 개아리를 보고 나서야 나는 인정하게 됐다.




이재명은 '21세기의 김대중'이다.




유시민은 김대중의 최고 업적을


“대통령이 되어 정권 교체를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도올 김용옥은 이재명에 대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건, 전태일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 표현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성과도 있겠지만, 아쉬움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믿는다.


이재명의 최고 업적은 결국 "대통령이 되는 것" 그 자체라고.




고향 안동을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빈농의 아들.


광주대단지의 상흔을 껴안은 채, 팔 부러진 채 공장에서 일하던 성남의 소년공.


야학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에 입학한 교복입은 신입 법대생.




그 지난한 배경에서 시작된 한 인간 이재명의 서사는 인정받을 만하고, 존중받을 만하고, 존경받을 만하며, 무엇보다 공감할 만하다.




이재명의 삶이 완전무결하다고?


당연히 아니다. 실수도 있었고, 분명한 실패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실수와 실패를 방치하지 않았다.


“내가 낸데.” 따위로 배째라 하지 않았다.




그는 뼈를 깎는 성찰과 노력으로 자신을 갈고닦았다.




보통 인간이면 30~40대만 지나도 삶에 안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스스로를 발전시켰고, 그 삶의 궤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이재명의 인생을 보며 인정 혹은 존중, 존경, 공감.


그 중 단 하나라도 느꼈다면, 그에게 한 표를 줄 이유는 이미 충분한 것이다.




그 옛날, 수많은 이들이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는 걸 위해 모든 걸 바쳤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그 날까지, 모든 걸 바쳐야 할 때다.




적어도 나는,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