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가져가게."
그는 피스톨을 책상 위로 들이밀었다. 그녀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 물건을 바라보다가 냉정한 어조로 말했다.
"날 바다 속에서 죽게 내버려뒀어야죠."
"그럴 수는 없었다, 네게 걸린 사람들의 인생을 생각해서라도 말이야."
남자는 정중한 태도로 대꾸했다.
"당신은 언제나 그런 말 뿐이군요. 내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간 장본인인 주제에... 나는 한 번도 그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인생을 버려가면서 나 같은 걸 만들어내기를 바란 적이 없어요."
남자는 잠깐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남자의 눈 주변이 떨렸다.
"미안하네. 언젠가 자네에게 이 빚을 갚아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