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업시간에는 영화를 보는것 같다.
나를 제외한 반 아이들은 짝을지어 옹기종기 각자 원하는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그중엔 내 자리도 있었다.
화면이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약간 틀어져 있어 왼쪽 줄은 텅 비어있다.
약간의 고독을 느끼며 맨 뒤쪽에 앉았다. 이윽고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자, 오늘은 전 수업때 말했듯이 영화를 보겠습니다."
선생님과 순간 눈을 마주쳤다. 이런 젠장
"그 전에 자리 배치가 달라진거 같네요..? 모두 제 자리에 앉도록 합시다." 불만섞인 목소리가 간간히 나왔지만 선생님의 재촉에 내 자리가 비었다. 자리로 가보니 분홍색 방석이 매어져 있다. 누구의 것인진 모르겠지만 이대로 앉는건 안될거 같아 풀기 시작하자. 뒷자리의 여자애들이
말을 걸어온다. "그거 그렇게 푸는거 아냐. 들어간 쪽으로 눌러서....
그쪽은 풀기 쉽게 되어있네 다른쪽부터 풀어"
영웅과 악당이 꿈틀거리는 영화는 눈에 들어오지 앉았다.
그녀들과 시작한 시답잖은 대화가 훨씬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