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유튜브에서 허영만 백반기행 영상을 보다가 쫄복탕이라는게 있길래 뭐지? 하고 봤는데
정말 맛있어보였음. 사실 어죽은 물론이거니와 생선 요리는 즐기지도 않고 민물쪽은 더더욱 그렇지만,
집에서 부랄이나 긁고 있던 와중이라 한 번 가볼까 하는 호기심에 출발함.
교통편은 코레일의 내일로 패스 2.0 활용했고, 이거 활용하면 3일 선택권 5만원 / 7일 연속권 6만원이라는
치트키로 기간 내 1일 최대 일반열차 4회, 기간 상관없이 KTX는 총 2회까지 거리 제한없이 무료 탑승이 가능함.
근데 별도 지정좌석 배정이라 동시간대 일반 예매는 좌석 TO가 있는데 패스 좌석 TO는 없는
병신같은 상황이 자주 발생하니 잘 확인해야함. 특히 KTX가 그러하다.
(내일로 패스는 개인당 연 4회까지 사용 가능)
목포역은 뭐 대충 이렇게 생겼고 도착했을 당시에는 장마때문에 비가 조오오온나게 오는 상황이었음.
뭐 한가롭게 주변 사진찍고 이럴 경황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사진으로 패스.
말만 들어봤지 비내리는 호남선~ 의 가사에 나오는 슨상님의 고향까지 오게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목포는 흔히 미식(美食)의 도시로 잘 알려져있는데, 위로는 나주평야, 아래로는 다도해를 끼고 있어서 육해공 요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다채롭다고 함.
일단 후보 몇 개를 선정해놓고 어죽과 함께 조지기로 했음. 아침도 안먹은 관계로 일단 위장 워밍업을 위해 신흥동에 있는 이가국밥이라는 곳을
가기로 함.
위치는 대충 이곳이고, 이 주변에서 육개장을 그렇게 잘한다길래 가보기로 했음.
차돌육개장 : 9,000원
주문과 동시에 황동그릇에 펄펄 끓인 육개장과 기본찬이 세팅되는데, 뒤적거려보면 차돌박이 고기와 각종 채소가 수북히 들어가 있음.
무의식적으로 내가 고기짬뽕먹는건가 생각이 들 정도. 그렇게 특색있는 육개장은 아니지만, 남도 특유의 간맞춤답게 칼칼하면서도
묵직한 맛이 상당히 괜춘함. 실제로도 주변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가게라고.
뱃속을 어느정도 깨우고 본 게임을 위해 다음 장소로 이동.
비가 너무와서 버스를 타고 이동함.
쫄복탕을 하는 조선쫄복탕 위치는 목포 국제여객터미널 근처 수협 부근이고 대로변에 있어서 찾기 쉬움.
쫄복탕(어죽) : 13,000원
여기도 주문과 동시에 여러 기본찬들이 세팅되고 뚝배기에 펄펄 끓는 어죽이 나오는데, 미나리와 정구지(부추)를 같이 줌.
첫술 떴을 때 맛이 참 오묘한게... 들깨국에 참치나 고등어 살코기를 풀어놓은 맛임. 못먹을 정도는 아닌데 어죽이라하면
고춧가루 팍팍넣어서 칼칼하게 먹던 것만 떠올려서 그런지 원래 이런 맛인가? 참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맛.
몇술 더 뜨다가 옆에 있는 식초를 좀 뿌려서 먹어보라는 말에 뿌렸는데, 진작에 뿌렸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맛이 변함.
고소하면서도 식초의 새콤함이 어죽의 비릿한 향을 잡아줘서 한결 먹기 편했음. 그 이후 허버허버 완식.
이 집 밑반찬 중에 기가막혔던게 이 풀치조림인데, 이게 뭐냐면 새끼갈치 잡아다가 토막내서 바싹 졸인거임.
뼈 안바르고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연하고 맛나서 오히려 쫄복탕보다 이게 더 기억에 남았음.
(번외 : 먹고싶었으나 사정상 못간 후보 2곳)
첫 번째 : 별미식당
이 집은 방금 전에 소개했던 조선쫄복탕에서 조금만 더 국제여객터미널 쪽으로 걸어오다 보면 있는 백반 식당임.
주력 메뉴는 백반 외 해산물 비빔밥과 탕 종류.
특히 이 집은 봄제철에 잡아 냉동보관했던 준치를 해동해서 썰어다가 회무침을 만들어주는데 듣기로는 상당히 맛있다고 함.
흔히 '썩어도 준치' 라고 할 때 언급되는 그 준치 맞음.
백반 : 8,000원
준치무침 : 9,000원
두 번째 : 대명관
여기는 메뉴가 꼬리곰탕과 수육 딱 두 가지 메뉴밖에 없음.
위치도 방금 전 소개했던 별미식당에서 목포역 쪽으로 올라오다 보면 위치함.
여기서 유명한 건 진하게 삶아 푹 고아낸 뚝배기식 꼬리곰탕과 양념꽃게무침.
양념된 정도나 신선함이 남도스타일답게 작살난다고 하는데, 무려 기본 찬으로 제공되는 이 꽃게무침 먹으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함. 근데 꼬리곰탕 가격이 매우 사악함.
꼬리곰탕 : 22,000원
다음에 목포갈 기회가 언제인지 모르겠다만, 그 때는 날잡고 더 여러가지 먹어봐야겠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