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 시간도 많고 갑자기 드라이브가 끌려서 혼자 팔공산으로 가보기로 했음
참고로 차는 제차아님 저 차없음
좀 멀기는 한데 팔공산 가는 도로가 구불구불하면서도 길게 이어져 있어서 레이싱하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갈 수 있었슴
다른 차들 없었으면 좀 더 속도 내보고 싶은 도로였음
날씨 너무 좋다
팔공산 올라가는 도로. 이때가 저녁때쯤이었는데 살짝 부드러워진 햇빛이랑 푸른 산림 사이로 달리니까 진짜 환상같은 느낌이었다...
산은 저녁때쯤 가는게 맞는게 낮처럼 덥지도 않고 노을진 하늘 보는게 참 좋음
사람 아예 없을줄 알았는데 주차장에 돗자리 깔고 술먹는 사람들도 있고 해질때 다 되어도 등산하는 사람들은 꽤 있었음
이 문까지 오는데도 엄청 걸어야했는데 힘들었음
산 걸어올라가면서 계속 느낀건데 현수막이랑 표지판 같은게 너무 많아서 보기 싫더라
사진 보면 입구에만 여섯개고 들어가면 또 더있음
자연 보면서 힐링하러 온건데 자꾸 눈에 치여서 좆같았음.
현수막이랑은 별개로 올라가는 길은 진짜 잘 해놨더라 어두워지니까 길 옆에 연등에 불도 켜져서 분위기 좋았음
제가 원래 체력이 병신이라 좀 더 올라가니까 땀나고 심장 터질거 같아서 좀 숨돌리고 있는데 산길 옆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나는거
그래서 돌아봤더니 노루가 진짜 바로 옆에서 풀 뜯고 있었음
그대로 몇초간 벙쪘다가 폰카로 바로 찍기 시작했음
내 옆에 온것도 그렇고 카메라 소리에도 아무 반응 없는거 보니까 사람을 아예 안 무서워하는거 같더라
아마도 누가 먹을거 주면서 조련한거 같음
어쨌든 그렇게 노루 찰영회하고 노루는 반대편 언덕으로 사라지고 저는 제갈길 갔음
사실 드라이빙만 하고 산 문턱에서 좀만 걷고 갈려고 했는데 이만큼 오니까 정상까지 가고싶은 오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갓바위 정상 가기전에 절 있는데까지 헉헉대면서 갔음
그냥 별생각없이 나온거라 물도 안 가지고와서 어쩌나 하고 있었는데 절에 자판기가 있어서 시원한 음료수 뽑아먹고 좀 둘러보다가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서 내려가기로 했음
자판기 옆에 zip-line 같은게 있었는데 이걸로 물품 배달하는거 같던데 신기했음
정상은 다음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내려가면서 지금까지 올라온 길을 보니까 줬나 멀게 느껴지더라
그렇게 후들거리는 다리로 먼길 내려갈때 해가 지기 시작해서 주차장 도착했을때는 깜깜했음
돌아가는 길에 ㅈㄴ빠른 스타렉스 쫓아가다가 어두워서 못보고 노루시체같은걸 쳐버렸음 ㅅㅂ 다행히 차에 데미지는 없더라
힘들었지만 에어컨 바람 쐬면서 집까지 오니까 씹 히키 찐따 수붕이 뭔가 한거같아서 ㅈㄴ 뿌듯했음
이상 어제의 여행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