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킨 물가라...'
지도만 봐도 지형이 험준해 보인다
걱정을 뒤로하고 우선 항해길에 올랐다
그렇게 뒤엉킨 물가로 향하던 중 정박된 배 한 척을 발견했다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스레 접근해 보았다
"누구 계신가요?"
그 남자는 레비아탄에게 쫓기고 있다며 잔뜩 겁에 질려있는 상태다
그는 항만 노동자에게 소포를 배달해달라 하였다
다시 돌아가긴 귀찮았지만 수상쩍어 보이는 소포가 신경 쓰여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아무런 보상도 없다니 야박하구만...'
그는 소포를 잽싸게 받아들고 사라졌다
나는 다시 재정비를 하고 목적지를 향해 뱃머리를 돌렸다
항해를 하던 중 고래 한 마리가 솟구쳐 올라왔다
'고래가 평화를 상징한다 했던가..?'
나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평화롭게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잠시 경의를 표했다
이곳은 초입부터 안개가 자욱하다
익숙해 보이는 배를 발견했다
역시나 이곳에도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이 섬의 나무들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하였다
'뭐어.. 직접 보면 알겠지'
나는 섬 안쪽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저 뱀같이 녀석은 또 뭐지..?
그렇게 빠른 녀석은 아니라 쉽게 따돌릴 수 있었다
괴물을 피해 더 깊숙이 들어가 보니 멀리서 불꽃이 타오르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로 정박했다
내려보니 팔 한쪽을 잃어버린 한 공군병이 아까 만난 괴물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는 자신의 중대원들의 복수를 위해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 제가 도와드리죠"
그는 잃어버린 박격포 부품을 모아달라고 하였다
아마도 이것을 사용하여 그 괴물을 처리할 심산인 것 같다
박격포를 찾아다니던 와중 그의 동료의 인식표도 찾을 수 있었다
또 다른 비행기 잔해에 접근해 보니...
우선 박격포 포신을 회수하였다
'일단 하나 모았고...'
이곳에 나머지 부품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나머지 부품도 드디어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이제 그에게 돌아가야겠다
"부품을 다 모아 왔습니다"
"물론이죠"
생각해 보니 그 괴물 주변에 함정 같은 게 있었는데 그것으로 괴물을 붙잡은 뒤 처리할 예정인 것 같다
그는 괴물을 유인하기 위해선 미끼를 사용해야 하니 물고기를 잡아와 달라고 한다
저 녀석을 조심스럽게 피해가며 생선을 잡은 뒤...
미끼를 받아 들고 트랩으로 향하였다
미끼를 넣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녀석이 나타났다
'잡혔다!'
트랩은 그 녀석의 모가지를 잡은 채 나무 기둥으로 내려찍었다
그리고 수 초가 흘러...
'슈우웅... 쾅!!'
그가 박격포로 괴물 녀석을 날려버렸다
나는 산산조각 난 사체에 접근하여 괴물의 파편을 집어 들었다
총 세 마리의 괴물이 있었으니 나머지 두 마리도 후딱 처리했다
'쾅!!'
'여기도...'
'오는군...'
'쾅!!'
나는 세 마리의 사체 파편을 집어들고 그에게 다시 돌아갔다
그는 사체를 조각내더니 수집가가 찾던 목걸이를 꺼내 나에게 주었다
모든 일이 해결되면 떠나겠다는 말과 달리 그는 여기에 머무르기로 했다
대신 그는 물고기를 잡는데 도움을 줄 미끼는 만들어 주겠다고 하였다
우선 볼일은 다 본듯 하니 슬슬 떠나기로 했다
수집가에게 목걸이를 건네주고 흡족한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새로운 능력을 부여할 모양이다...
이제는 모르겠다 나는 이 사람이...
아니, 사람인지 아닌지조차 구분이 안 간다
나는 목 끝까지 차올랐던 말을 결국 입 밖으로 내뱉었다
"당신은 인간인가..?"
너무나도 당연한 대답을 하였다
혼란스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큰골 마을로 향했다
등대지기에게 작은골 마을의 시장에 대해 물어봤더니 얘기하는 것을 꺼려 하였다
'장신구나 팔러 가볼까..'
그렇게 작은골 마을로 배를 옮기던 와중..
헛것이 보이는건가...
본래 아무것도 없을 자리에 암초가 존재하고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그리고 내리자마자 나는 항만 노동자의 몰골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과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함에 질문을 던졌다
"무슨 일이에요?"
'뭐지...?'
"괜찮아요?"
그는 이미 사람의 모습이 아닌것 같다...
설마 저번에 가져다 준 그 소포가..?
그에게서 뚝뚝 떨어지는 기분 나쁜 액체는 꼭 돌연변이 물고기를 잡았을 때의 기괴함과 닮았다
이 이상 그를 자극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 나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며칠간 재정비를 하고 마을로 복귀하던 와중에 이동하는 다른 배 한 척을 발견했다
'조업하는 다른 사람도 있었군'
'근데 왜 이렇게 가까이 접근하는 거지 야간이라 위험한데'
나는 경적을 울릴 준비를....
'...?'
'뭐지 수면 아래 배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그것은 배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괴물 물고기로 변한 배는 나를 잡아먹을 기세로 쫓아왔다
간신히 그 녀석을 따돌린 나는 최대한 멀리 빠져나갔다
'정말 미치겠군, 여긴 괴물밖에 없는 건가?'
가까운 마을로 도망친 나는 놀란 마음을 쓸어내리며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