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거는 다 다르겠지만, 최소한 내 인생 경험상에서는 수능은 한국사회를 삭막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없는 집 자식도 인생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였음. 우리 애비 도로 공사 노가다 뛰다가 기사 자격증 따서 토목회사에서 월급받고 일하는 사람이고, 애미는 걍 전업주부에다가 애비 애미 둘다 집안에 돈도 없어서 주변에 학원이라고는 아재 하나가 차끌고 다니면서 굴리는 태권도장 밖에 없는 깡촌에서 자랐고, 중학교 되서 처음 영어학원 가봤음. 그전에 영어 유치원, 해외 거주 경험 그딴건 꿈도 못꿔봄.
생긴것도 병신인데다가 성격도 찐따라서 애새끼들이랑 잘 못놀아서 중학교 내내 책읽고 공부만 했고 그래서 초중 내내 성적은 좋아서 겨우 특성화 고교 들어갈 수 있었음. 근데 거기 가보니 가관인게 씹새들이 뭐 어디 그룹 전무 아들, 딸 이런 새끼들 ㅈㄴ 많고 기숙사제인데 주말마다 나가서 서울에서 과외 받고 오고 중학교때부터 돈많고 교육에 관심많은 애미들끼리 무슨 강사 불러서 그룹 과외 시키고 이런 새끼들 개 많았음. 그래도 학교가 착한게 공부 잘하니까 기숙사비랑 학비 면제 해주더라고 그래서 머리박고 고등학교 내내 아침에 일어나서 밤 11시까지 공부만 조졌음. 애새기들 과외 받으러 갈 때 돈 없어서 걍 방에서 정석만 하루종일 풀었음. 사실 고등학교때도 좆찐따라서 공부밖에 할게 없긴 햇음. (가끔 겜창새끼들이랑 카오스는 하긴 했음...)
그래서 결국 수능 조지고 의대 오고 나니까 또 모여 있는 새끼들이 레전드인게 서울권 과고 출신 애들은 걍 수준이 다르더만, 중학교때부터 올림피아드 공부해서 국제 올림피아드 조지고 온 새기, 애비애미 따라 해외 나가서 해외 고등학교 다니다가 그 경력 인정받아서 온 새기 이런 새기들만 주구장창 있음 ㅋㅋ. 그래도 나처럼 걍 집에 뭐 없어도 수능만 대가리 박기 해서 겨우 의대 들어와서 계층 상승 노려보는 놈들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런 놈들끼리 어울리게 되더라.
애초에 내가 공부에 대가리를 박지 않았다면 국가가 학업성적을 인정해주지 않았다면 촌꾸렁에 처박혀서 그런 인간들 그러고 사는것도 모르고 대충 지잡대 가서 지금까지 방구석에서 게임이나 하는 병신새끼 되지 않았을까 싶음. 잘나봐야 어디 지방에 있는 좆소 들어가서 경리 정도나 하고 살겠지. 애초에 부모 재산이랑 정보력 자식 교육에 쓸 수 있는 시간 이런 것들이 결정적으로 차이 나기 때문에 수능 없으면 나같은 촌꾸렁에서 자란 거지새기들은 자기가 하층 계급이라는 것도 모르고 평생 인생 허비하고 살지 않겠노.
제 생각에 학교에서 책읽기만 가르키고 성적 가지고 줄세우기 하는 이유는 나같은 새기들이 어떻게든 아득바득 올라갈 기회라도 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함. 줄세우기 만큼 사람한테 자극을 주고 노력을 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없음. 그렇지 않고 학교에서 노가다 뛰는 거나 가르키면 제가 어디가서 나 의새요 하고 살겠음? 의새는 사교육으로 밖에서 공부 배우고 스펙 쌓고 들어온 의새 자식새끼들이나 돈많은 집 자식들이나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