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코이로 거의 고3 늦바지에 입덕했는데 그때 한창 유폭도들 날뛰던 시기라서 어느 커뮤 가릴것없이 돌아다니던 유루유리 플짤들을 보게됨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까진 애니나 일본만화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었단 말이지
그래서 어딘가 거북하면서도 포근한 느낌 때문에 고민하다가 겨우 받아서 봤는데 노무딱 재밌는거 아니겠노?
앉은자리에서 1기 2기 다 봄
아마 도서관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점심먹고 1기 저녁거르고 2기 너무 신나서 잘때까지 재탕하다가 잠
근데.. 그러고 공부 안하면서 살다가 수능 개쳐망함
기숙학원 입소해서 지금 뷰지락에 나오는 히토리마냥 애들하고도 제대로 못 친해지고 좆같이 살고 있었는데
유루유리가 진짜 다시 보고 싶어서 미치겠더라고
그 학원 유일하게 허락된 전자기기가 전자사전이라 인강용 컴퓨터로 몰래 몰래 인코딩해서 전자사전에 넣고 기숙사에서 몰래 잘때마다 한편씩 봄
한창 개 십 불안하고 탈출구도 없는 내 재수생활을 그걸로 버팀
덕분에 결국 수능도 잘쳤고
요컨대 암울하고 불안하던 재수 시절을 버티게 해준 건 부모님도 아니고 얘네였음
누가 그러더만
사람은 힘들 때 도와준 은혜를 평생 기억한다고
그래서 나는 유루유리 단 하나만 인생애니인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