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있을 때 내 동기 하나가 단타 존나 잘 쳤거든
거의 열 번 중에 아홉 번은 벌더라
전역 7일 남기고 나도 걔 옆에서 따라샀다가 꽤 벌었음
그래서 걔랑 전역하면 같이 살자고 약속했고
진짜로 투룸 구해서 같이 살게 됐는데...
며칠 안 가서 사고 터짐
군적금 들어온 거 싹 다 증권계좌에 넣고 올인함
걔 따라하면 승률 90퍼 넘었고
난 그냥 믿었지, 종교처럼
걔는 매번 소액만 넣길래 이해 안 갔음
난 시드 100 이상 넣겠다고 할 때마다
걔가 언성 높여가면서 말렸는데
결국 몰래 산 거야, 걔 몰래
+10% 찍혔을 땐 진짜 눈 돌아가는 줄
기분 너무 좋아서 배달시키고 엄마한테 자랑도 했는데
잠깐 딴짓하는 사이에 -60% 찍혀있더라
손 떨리는 거 겨우 진정시키고
'다시 오르겠지...' 하고 버텼는데
-숫자만 점점 커지더라
결국 -70%에서 손절하고
미친듯이 친구한테 화냈음
"너 믿고 샀는데 이게 뭐냐!!"
울면서 소리지르니까
걔도 당황하더니 정색하면서 화내더라
"내가 분명 큰돈 넣지 말랬잖아!! 제정신이냐!"
솔직히 내 잘못인 거 아는데
그땐 정신 나가 있어서 친구한테 다 떠넘겼음
언성 높아지다가 주먹질까지 갔고
내가 먼저 때렸는데도 걔는 신고도 안 했고
그냥 넘어가줬음
마지막으로 그러더라
"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잘 이겨내라"고
진짜 딱해서 봐준 거지
주식 용어 하나도 모르고 그냥 친구만 따라했는데...
뭔 용기인지 모르겠는데
혼자 복구해보겠다고 급등주 단타 쳤다가
결국 120만원만 남음
매일 술처먹고 폐인처럼 살다가
이제야 정신 좀 차림
고졸이라 좋은 데 취업도 힘들겠지만
4천 다시 모으려면 진짜 빡세겠지만
그래도 120이라도 있으니까 뭐라도 해보려고
친구는 사과 받아줬지만
다시는 안 볼 생각인 듯
친구도, 돈도 잃었지만 뭐 어쩌겠냐
이제 다시 살아봐야지
글 엉망일 수도 있겠다
정신이 아직 멀쩡한 상태는 아니라서
그냥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적어봤다
수붕이들은 제발 멍청하게 투자하지 마라...